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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 청소하는 자국 팬들에게 '집에서도 그렇게 하라'는 일본 여성들
- 기자, 코 웨
- 기자, 모리 쿠루미
- 기자, 일본 특파원
- Reporting from, 도쿄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2 분
수년 동안 일본의 축구 팬들은 월드컵 경기 후 경기장을 깨끗이 정리하는 모습으로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자국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번 주 경기 후 일본 팬들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관중석을 샅샅이 살피는 모습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이중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남성들이 공공장소에서는 자발적으로 정리정돈에 나서면서도 정작 집안일은 모두 아내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그 직후,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남성과, 아내가 설거지하는 동안 빨래 바구니 옆 소파에 기댄 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남성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일본인 네티즌의 게시물이 화제를 모았다.
이 게시물에는 일본 남성들은 집안일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글도 담겼다.
일본 남성들의 가사노동 참여 시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
해당 게시물은 X에서 '좋아요' 6만여 개를 받았다.
한 X 사용자는 미국 작가 PJ 오루크의 말을 인용해 "모두가 세상을 구하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설거지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아마도 쓰레기를 줍는 이들 중 집에 어린 자녀가 있음에도 아내에게 다 맡기고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간 남성도 한 명쯤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공공장소를 깨끗이 정돈하고, 자신의 쓰레기는 직접 치우는 문화는 일본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러나 가사 노동 참여 시간 측면에서 일본 남성은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른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일본 여성은 하루 3시간 이상을 무급 가사 노동에 할애하는 반면, 남성은 여성의 5분의 1 수준인 하루 47분에 불과했다.
이러한 격차는 특히 젊은 가정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21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6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에서 여성은 하루 7시간 이상을 집안일에 쏟았으나, 남성은 2시간도 되지 않았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대규모 행사가 끝난 후 일본 국내의 공공장소에는 종종 쓰레기가 널려 있는데, 해외에서는 열심히 정리정돈하는 모습이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사 분담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는 가운데서도, 많은 이들은 일본 팬들의 상징적인 경기장 청소 활동을 트집 잡기보다는 장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X 사용자는 "이게 뭐가 부끄러운 일인가"라고 썼다. "일본인들은 해외에 나가서 쓰레기를 버린다는 기사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청소 활동은 다른 나라의 팬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SNS에는 포르투갈 팬들이 대형 비닐봉지를 들고 관중석에서 쓰레기를 줍는 영상이 공개됐는데, 많은 사용자들이 일본 팬들이 이러한 문화를 시작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