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암살 위협에'… 트럼프, 기내식 운반 트럭에 숨어 항공기 갈아타
- 기자, 제시카 론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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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출국하는 길에 비행기를 몰래 갈아탄 것으로 확인됐다.
미 현지 언론들의 이같은 보도에 따르면 이는 잠재적인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교한 작전의 일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1일 "비밀경호국과 군의 요청에 따라 비행기를 갈아탔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TV 카메라 앞에서 에어포스원(AF1)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기내에서 기내식 운반 트럭에 올라탔고, 이를 이용해 다른 군용기로 갈아탔다. 일부 백악관 참모들과 동승 취재진은 대통령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BBC의 미 현지 파트너사인 CBS 뉴스에 에어포스원을 향해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신뢰할 만한 위협을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란의 "제1 목표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비밀 작전은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습을 재개한 지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기증한 신형 보잉747-8 전용기를 타고 튀르키예에 도착했으나, "옛정을 위해"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떠나겠다고 설명했다.
7월 8일, 앙카라 공항에서는 그가 실제로 구형 전용기에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체 반대편에서 기체 높이까지 들어 올려진 기내식 운반 트럭을 이용해 소형 군용기인 C-32A로 갈아탔다. 해당 항공기는 부통령이 자주 이용하는 보잉757의 개조 기체다.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평소와 다름없어 보이도록 외부 계단을 이용해 C-32A에 따로 탑승했다.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과 일부 백악관 참모들은 창문 덮개를 닫으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내에는 이미 대통령이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당시 공동 취재진의 한 프로듀서는 비행 중 이례적으로 창문 덮개를 닫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한 사진기자가 잠시 덮개를 열자 곧바로 다시 닫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의 요청이라는 설명도 들었다고 한다.
이 프로듀서는 지난 11일 '백악관 기자 협회'에서 제공한 보고서를 통해 기자단이 도착했을 당시 에어포스원 앞, 뒤에 기내식 운반 트럭이 한 대씩 배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기자단의 차량은 공항 내 이동 행렬에서 너무 뒤쪽에 있어 대통령이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에어포스원'은 미국 대통령을 태운 모든 항공기를 가리키는 호출부호다. 하지만 이번 기만 작전을 위해 C-32A에는 '리치18(Reach 18)'이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했으며, 기자들을 태운 항공기는 계속 'AF1(에어포스원)'으로 불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향했는데, 영국에서 기존 에어포스원에 다시 탑승했다.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는 착륙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다만 C-32A에서 기존 에어포스원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출처, Reuters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기증한 신형 전용기로 갈아탄 뒤, 최종적으로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 중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며 이란의 위협에 대해 언급했으나, 앞서 자신이 항공기를 갈아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튀르키예에서 출발한 비행기의 창문 덮개를 닫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이유에 대해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비열한 놈들 때문에 아마도 여러분이 위험한 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목숨은 "언제나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란의 "목록"에 자신은 "1순위"라고도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죽으면, 당신들도 죽는 것 아니냐"며 "어쩌면 여러분은 직업을 바꾸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언론인 보호 위원회'의 역내 책임자인 호세 자모라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인들이 안전에 대해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해 이들에게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Reuters
백악관의 스티븐 청 공보국장은 이번 보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신형 에어포스원은 대통령과 참모진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 장치가 갖춰진 "최첨단 항공기"라고 설명했다.
CBS 뉴스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 혹은 그의 전용기를 노린 구체적인 공격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고 한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카타르가 기증한 신형 전용기와 관련한 보안 우려 사항을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는 비밀경호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NATO 정상회의 귀국길에 항공기 교체를 권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의 기자 여러 명이 선서 후 증언을 위해 소환됐다. 이후 법무부는 BBC를 통해 불법 유출 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4억달러(약 5660억원)짜리 이 보잉 747-8 기체를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고자 수개월간 개조해왔다. CBS 뉴스에 따르면, 구형 에어포스에는 접근하는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레이저 기술이 탑재돼 있다. 카타르가 제공한 항공기에는 어떤 방어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CBS 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신형 에어포스원은 대통령의 안전한 이동에 문제가 없다"며 "다만 올가을 추가로 개조 및 보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