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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유족 '북한 김정은' 상대 승소… 실제 배상 받을 수 있나?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유족과 참전 용사들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유족 등 8명이 북한을 상대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당했다며 낸 소송에서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은 원고들에게 1인당 2000만원과 2002년 6월 29일부터 연 5%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북한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법원이 공시 송달로 소송 제기를 알리고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BBC 코리아에 "해당 내용은 공시송달 사건으로, 원고 측 주장과 증거만으로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할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배상금 받을 수 있을까?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 한국에 있는 북한 자산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 내 북한 자산으로는 북한 저작물을 사용한 한국 언론사들로부터 저작권료를 걷어 관리하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보관금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보관금을 북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로 송금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문협은 지난해 6월 기준 북한 저작권료 23억원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과 참전 용사들이 실제 이 돈을 배상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표로 있는 경문협은 해당 보관료가 북한 당국이 아닌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소유라는 입장이다. 북한 정부 재산과 언론사 재산은 별개라는 것.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자문관은 "배상 판결이 내려져 유족들이 경문협을 상대로 추심소송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경문협 측에서 굴복하지 않고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7월 한국 법원은 6.25 전쟁 국군포로 2명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북한과 김정은은 총 4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경문협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현재 2심 재판 중에 있다.
해외 북한 자산은?
해외 다른 나라에 북한 자산이 있는 경우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을 해당 국가에서 집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희석 법률자문관은 "예를 들어 미국 법원에 가서 한국 법원 판결을 이행해 달라, 미국에 있는 북한 자산을 압류해 집행해 달라는 식의 사법 절차를 밟을 수는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복잡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이나 국제헌법재판소 등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 역시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이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국군포로 배상 판결과 함께 과거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묻는 시작점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그 동안 자신들이 갑이 되는 일방적인 관계, 본인들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받는 잘못된 관행에 익숙해져 있다"며 "오토 웜비어 사건 당시 미 사법부가 배상 판결을 내렸듯이 북한의 잘못은 여전히 그대로 책임 소재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금강산 시설 철거 등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 모두 국제 상거래 및 국제 규범 위반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보다는 남북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 만큼 향후에도 북한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려는 행정부 차원의 여러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남북 간 해전이다.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3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또다시 교전이 발생. 당시 한국군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한국 해군 참수리 고속정 한 척이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