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프랑스 민간 후원으로 학교 세운 북한… 한국도 지원 가능할까?

게재 시간

북한이 프랑스 비영리단체의 후원을 받아 학교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교육 후원기금'은 26일 평안남도 평원군 운동고급중학교(고등학교)의 완공 소식을 알렸다.

이 단체는 "올해에도 학교 건설사업이 진행돼 많은 학교들이 개교했다"며 "그 중에는 2020년 4월부터 프랑스 SPF와 여러 국내 단체들이 협력해 완공한 평원군 운봉고급중학교도 있다"고 소개했다.

SPF(Secours Populaire Francais)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로,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학교를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측은 후원 규모와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2013년에도 황해북도 은파군 례로고급중학교 건설을 위해 4만7000유로 규모의 건설 자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9년에는 함경남도 금야군 삼봉고급중학교에 수지창문 112세트와 외장재 3톤 등 마감재를 지원했다.

'조선교육 후원기금'은 북한이 교육 부문에 대한 국내외 지원 유치를 위해 지난 2005년 1월 설립했다.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지원 유치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데 중국을 비롯해 독일과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 유럽 국가 민간 단체들의 후원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지난해 1월 말, 북중 국경 봉쇄 이전에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루트와 채널을 통해 북한의 지방 학교 현대화 지원이 이뤄졌다"며 "해당 사례 역시 국경 봉쇄 이전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체제에서 '본보기 학교'라고 해서 시설 현대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

조 연구위원은 "특히 지방의 경우 비가 새거나 지붕이 내려앉는 등 학교 시설이 매우 열악하지만 자체 유지∙보수 여력이 없다"며 "북한이 학교 지원을 요청했고 간혹 해외 교포나 제3자가 포함된 경우 한국의 지원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민간단체 지원도 가능할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평양에 병원을 짓기 위한 자재 및 장비의 대북 반입을 허용해달라는 한국 민간단체의 요청을 승인했다.

한국 여의도순복음재단이 지난달 18일 대북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재 면제를 신청했고 이에 대북제재위는 서한을 통해 "평양심장병원을 통한 북한 내 취약 계층의 중증 질환치료 사업 등 여의도순복음재단의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다"고 답했다.

대북 반입이 승인된 물품은 병원 건설에 쓸 파이프와 압축기, 목재, 물탱크 등 건축 자재와 MRI, 병상, 수술대, 주사기 등이다.

대북제재위는 "대북제재는 북한 주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려는 것이 아닌 만큼 인도주의적 활동을 과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면제 허용 기간은 1년"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지난 2007년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해당 병원을 짓기로 합의했다.

실제 코로나 방역이 강화되고 있지만 국경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열차 운행이 중단됐을 뿐 차량으로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물품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중 국경이 폐쇄되긴 했지만 평양 1만 세대 건설 등을 위한 건축 자재 등이 계속 반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측 민간단체의 대북 의료지원 물품 등이 들어가고 있다"며 다만 "북측 입장을 고려해 비공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아파트 1만 세대를 지으라고 명령했고 어떻게든 이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필요한 물자들이 반입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활동가들 '코로나로 대북지원 꽉 막혀'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일 뿐, 한국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은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 활동가들의 설명이다.

정승훈 대한적십자사 남북협력추진단 과장은 "국제적십자사연맹 및 북한적십자사 등과 협력해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와 유엔의 대북제재 등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으로의 인력, 사업비, 자재 반입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북한은 민간은 물론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도 거부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태풍피해로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한 한국 측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및 남북교류 재개 모색에도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게 제안한 '평화뉴딜'과 관련해서도 '자력갱생만이 승리의 길'이라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다. '평화뉴딜'은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구상이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은 거부한 채 중국으로부터 쌀 80만 톤을 지원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코로나가 제일 문제"라며 "북한 주민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국경이 개방되고 외국과의 교역도 재개돼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단체들이 원하는 것은 가급적 남북이 협력해 코로나 백신과 방역 물자 등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협력의 길을 마련해주면 민간단체들도 적극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북 백신지원과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200~300만 도스로는 평양 주민들도 다 맞추기 어렵다"며 백신 종류도 "미국이나 유럽 백신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대북 백신지원을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며 "한국 사회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