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인민공화국: 우크라이나 전쟁 참가 영국인 포로 2명에 사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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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또는 DNR) 법원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다 붙잡힌 영국인 2명과 모로코인 1명에 사형을 선고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영국인 에이든 애슬린(28)과 숀 핀너(48), 모로코인 사아우둔 브라힘이 '용병' 활동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독립국으로, 이곳 법원은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영국과 우크라이나는 전쟁 포로 보호 국제법 위반이라며 비난했다.

애슬린과 핀너의 가족들은 이들이 용병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군인으로 오랫동안 복무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변호인에 따르면 이들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리아 노보스티는 이들 3명 모두 용병으로 활동한 행위, 폭력적 장악, 테러 활동을 위한 훈련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영국 총리실은 자국민인 애슬린과 핀너에게 내려진 사형선고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석방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전쟁 포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용돼선 안 된다"면서, 전쟁 포로에게 '전투원 면책'을 부여하는 제네바 협약을 지적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 또한 이번 판결을 비난하며 "전혀 합법적이지 않은 엉터리 판결"이라고 칭했다.

"포로들의 가족과 함께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분석: 제임스 랜델, BBC 외교 전문기자

영국 외무부와 총리실 모두 영국인 포로 2명의 석방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내일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로 이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어떤 외교적 압력이 실제 의미 있게 작용할진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영국이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에 맡기지 않고 러시아와의 양국 간 분쟁으로 확대한다면, 이들 영국인 2명이 용병이라는 러시아의 잘못된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관료들도 있다.

영국인 포로 2명은 우크라이나에서 재판받는 러시아 군인들과의 죄수 교환을 통해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앞서 죄수 교환에 대한 논의에선 어떠한 진전된 바가 없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활동하는 조 인우드 BBC 우크라이나 특파원은 이들이 검은 옷을 입은 채 법원 철창 안에 서서 낭독되는 선고 내용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애슬린과 핀너는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었으며, 브라힘은 초조하게 좌우로 몸을 움직였다.

러시아 국영 인테르팍스통신은 알렉산드르 니쿨린 주심 판사의 말을 인용해 "평결을 내리면서 법원은 규정된 규범과 규칙뿐만 아니라 정의에 대한 핵심적이고 불가침의 원칙을 따랐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노팅엄셔주 뉴어크 출신인 애슬린과 베드퍼드셔주 출신 핀너는 지난 4월 러시아군에 붙잡혔다. 이들의 가족은 애슬린과 핀너가 우크라이나 군대 소속으로 참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슬린은 우크라이나 여성과 약혼했으며, 애슬린과 핀너 모두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 위에 존재하는 프로파간다'

한편 뉴어크 선거구 출신 로버트 젠릭 영국 하원의원은 이번 국제법의 "심각한 위법"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또한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위해 싸우는 모든 외국인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전쟁 포로로서 권리를 지니며, 러시아가 "이들을 학대, 위협하거나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은 금지돼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들에 대한 "소위 재판이라는 건" "형편없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 모두를 석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공개적인 행위는 법과 도덕성보다 프로파간다를 우선시하는 것이며, 전쟁 포로 교환의 메커니즘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톰 투겐타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질극과 보복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수당 출신 하원의원은 BBC 라디오4의 저녁 시사 프로그램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국가도 아니고 법원도 아니다. 판사들도 옷을 입고 그런 척 가장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완전히 무고한 세 사람에게 행하는 절대적으로 잔인한 행위라는 게 현실입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지난 2014년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독립국이다.

올라 게린 BBC 국제 전문기자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적이 있는지, 실제로 포로들을 사형시키려는 시도가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게린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관료들이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따른다는 사실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이번 사형 선고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영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러시아 크렘린궁의 전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및 루간스크인민공화국

(LPR)의 독립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서방 국가의 비난을 샀다.

한편 전쟁이 한 달째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은 수도를 점령하겠다는 야심을 돌려 동부 돈바스 전선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동부 전선의 중심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최근 몇 주간 도시 통제권을 놓고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캡션: 동부 전선에 집중된 전쟁 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