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칠레의 최연소 대통령은 '트와이스' 팬...한국은 왜 30대 대통령 볼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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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남미 칠레에서 학생운동가 출신의 가브리엘 보리치가 만 35세의 나이로 국가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됐다.

좌파연합 후보로 출마한 보리치는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약 55.9%를 득표해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세계적으로 30대 젊은 지도자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세계 각국에서 젊은 지도자들이 취임했다.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는 2019년 당시 34세 나이로 취임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은 40대지만 대통령에 선출된 2017년엔 39세였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역시 37세에 취임했으며,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38세에 취임했다.

20대에 선출된 지도자도 있다. 지아코모 시몬치니는 27세 나이로 산마리노 공화국 집정관으로 취임했다.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도 2014년 집권했을 때 39세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젊은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아직 2030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불가능하다.

헌법이 대통령 출마 자격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대통령

1986년생으로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인 보리치는 이전의 대선 후보들과 사뭇 다르다.

그는 정치 활동 중 팔뚝에 타투를 하고 강박증으로 입원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또 한국의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정연의 사진을 들고,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젊은 지도자들이 기존의 지도자들과 다른 모습을 표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란드 마린 총리 역시 지난해 10월 패션지 화보 촬영에서 '클리비지 룩(가슴 사이가 깊게 파인 옷차림)'을 선보이는 등 자유분방함으로 화제가 됐다.

또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선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달랐던 것은 아니다.

마린 총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중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다.

부켈레 대통령도 무장 군인을 동원해 국회를 압박하고, 코로나19 격리를 위반했다며 수천 명을 불법 감금하는 등 강압적 통치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31세 나이로 오스트리아 총리직에 올랐던 제바스티안 쿠루츠 전 총리는 재무부 자금을 부정 사용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며 총리직을 사퇴했다.

인권탄압, 핵개발, 잔혹한 공개처형 등으로 국제적 물의를 빚어온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젊은 나이에 국가수반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출마 연령...다른 나라는 어떠할까?

국가 정상들의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옥스포드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정상들의 평균 나이는 60세 이상에서 54세로 꾸준히 내려갔다.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은 프랑스가 18세로 가장 낮다. 멕시코, 미국, 브라질, 인도, 아이슬란드 등은 칠레와 마찬가지로 35세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 이라크, 체코, 필리핀 등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40세로 규정하고 있다.

출마 연령에 대한 이유는 기준만큼이나 제각각이다.

한국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의 임시헌법을 시작으로 '연령 40세 이상의 대한인민'에게 '임시대통령의 자격'을 부여했다.

이어 1948년 제헌헌법에는 관련 나이 제한을 제거했으나, 1952년 이승만 정권 당시 발췌개헌을 통해 다시 피선거권을 만 40세로 제한했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5차 개헌을 통해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40세에 달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하면서 지금의 출마 연령으로 굳혀졌다.

'출마 연령 낮추자'

정치권은 줄곧 이러한 출마 연령을 낮추겠다고 주장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출마 연령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가 제안한 '제10차 개헌안' 제71조 6항은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만 있고 나이는 명시하지 않는다.

다만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당시 야당의 표결 불참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해 부결됐다.

최근에는 야권에서도 출마 연령을 낮추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의 오바마, 마크롱이 되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현행 40세인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비슷이 지난달 18세 이상 국민이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피선거권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에 진출할 수 있는 나이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