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논란' 선관위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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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등 투표에 차질을 겪었고, 선거를 총괄하는 선관위의 대응 능력과 조직 운영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선관위를 향한 공세가 이어졌다.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조직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선관위가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 채 외부 감시나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선관위를 '성역'에까지 비유하는 상황이다. 과연 선관위는 어떤 구조 하에 어떤 권력을 가진 기관일까.

'헌법상 독립기관'

선관위는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와 더불어 헌법에서 그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관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4조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대통령이나 정부로부터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위원 9명으로 구성되는데,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인을 선출한다. 위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되며, 임기는 6년이다.

위원장은 위원들가운데 선출하는데, 위원장직은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대법관인 위원이 맡아왔다. 중앙선관위원장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와 더불어 '5부 요인'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중앙선관위 아래에는 17개 시·도 선관위와 255개 구·시·군 선관위가 설치돼 있다. 읍·면·동 단위 선거관리위원회는 3555개에 달한다. 시·도 선관위는 중앙선관위와 마찬가지로 위원장, 상임위원,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하부 조직 선관위는 위원장, 부위원장, 위원으로 구성된다.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위원 대부분이 비상근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선거 관리 업무는 중앙선관위 각급 선관위 사무처 공무원들이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선관위 소속 공무원은 선거행정직으로 별도 선발하며, 여느 공무원 조직과 비슷한 듯 하지만 선거 관리 업무를 독점하며 헌법으로 독립성을 보호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선관위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단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의 선거 관리다. 선거구 획정 자료 관리, 후보 등록, 선거운동 관리, 투·개표 운영 등의 업무가 여기에 포함된다.

선관위의 역사

선관위의 역사는 한국 현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1960년 3·15 부정선거를 계기로 내무부에서 맡고 있던 선거 관리 업무를 정부로부터 떼어내 선관위가 헌법에 명시된 독립기관으로 설치됐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만큼은 정부나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헌법은 선관위가 선거와 국민투표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정당 사무를 감독하며, 관련 규칙을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사정권 시기를 거쳐 민주화 이후에도 이러한 헌법적 지위는 유지됐으며, 선관위는 입법·행정·사법 어느 한 권력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관위의 높은 독립성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동시에 외부 견제 장치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감시와 견제

선관위에 대한 감시 및 견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있어왔다.

2023년 5월에는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선관위의 전·현직 고위직 자녀가 채용 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선관위는 자체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직무 감찰에 나선 감사원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선관위에서 진행한 291건의 경력 채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878건의 규정 위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 대통령 산하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도 재판관 전원 일치로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선관위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제한적으로 응했고, 그 결과 2017년부터 2023년 5월 말까지 경력 채용된 384명 중 58명의 부정합격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국무총리 소속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이지만 직무 특성상 관련법에 의해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보장받는다.

현재 중앙선관위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대상이지만 시·도 선관위 등 지방선관위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사태로 인해 결국 선관위는 사상 처음으로 국정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야 모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중앙선관위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헌재 결정에 따라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국회에 의한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등 통제는 배제되지 않는다"며 "국회에서 통제 방안 마련 논의가 진행된다면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