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못 가도 … 레드카드 꺼내는 자국 심판에 열광하는 중국팬들

    • 기자, 켈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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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또다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중국 축구 팬들은 오는 1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26 FIFA 월드컵 대회의 한 심판에 주목하고 있다.

마닝(46)은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탄 밈의 주인공으로, 기술 대기업 '레노버', 가전제품 대기업 '하이센스'를 비롯한 중국 주요 브랜드들과 스폰서 계약도 체결했다.

마닝은 엄격한 경기 운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상하이에서 열린 한 경기에서 그는 옐로카드 9장과 레드카드 3장을 꺼내 들었는데, 이를 계기로 '카드 마스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4년 전 카타르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마닝은 올해 2번째로 월드컵에 나가게 됐다. 당시에는 경기장 밖에서 주심을 보조하는 제4심판으로 활동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홍수' 등 중국 SNS에서 마닝 관련 콘텐츠가 조회수 수백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일부 사용자는 그를 응원하는 한편 중국 스포츠의 현 상황을 한탄하는 이들도 있다.

샤홍수의 한 사용자는 "우리에게는 마닝이 있다. 당신들에게는 누가 있냐"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다른 나라들은 자국 대표팀 경기를 보는데, 우리는 우리 심판이 카드를 꺼내는 모습만 지켜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현재 마닝은 10일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으며, 여기에는 부심인 주페이와 비디오 부심인 푸밍 등 다른 중국 출신 심판진 2명도 함께한다. 주페이와 푸밍 머 모두 경기장 밖에서 주심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2011년부터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국제 심판 자격을 인정받은 마닝은 현재 난징체육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의 일상을 기록하고자 2주 전 샤홍수 계정을 개설했는데, 단숨에 팔로워 수 19만7000명까지 늘어났다.

마닝이 샤홍수에 게시한 첫 게시물은 심판 유니폼 티셔츠 앞주머니에서 작은 빨간 책자를 꺼내는 모습이다. 이는 '작은 빨간 책'이라는 뜻의 플랫폼명과 동시에 경기 중 중대한 반칙을 저지른 선수를 퇴장시키는 레드 카드를 자주 꺼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이후 그는 월드컵을 준비하며 여행 가방을 챙기거나,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게시했는데, 극적인 음악이 곁들여진 이 영상에는 레노버 태블릿PC를 비롯한 여러 제품이 등장한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 "자신감 있게, 침착하게 제게 주어진 임무에 나섭니다. 월드컵이여, 우리가 간다"라고 적었다.

한편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출전했다가 단 한 점의 승점도 얻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02년 이후 단 한번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20여년간 중국 축구는 자금난과 만연한 부정부패 문제에 시달려 왔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와 심판, 구단 관계자들이 영구 제명 처분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