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일부, 남북협력기금 증액… 4년째 1조원대

게재 시간

한국 정부가 내년 남북협력기금을 238억원 증액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남북협력기금을 올해 1조 2456억원보다 1.9% 늘어난 1조2694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2일 밝혔다.

사업비는 1조2670억원으로 지난 2019년 이후 4년째 1조원대를 유지하는 것. 기금 운영비는 23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야별로는 인도적 협력 예산이 51.5%로 가장 높았고 남북경제협력, 남북 사회문화 교류 사업 등의 순이었다.

특히 경제교류협력과 관련해 대출 사업 250억원, 보험사업 100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향후 경협 활성화에 대비해 거래 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통일부는 "그 동안 남북 경협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다 보니 해마다 예산 규모를 줄여왔는데 내년에는 정세 변화나 예산집행 구조, 방식이 변화할 환경들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남북관계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협력기금이란?

남북협력기금은 남북 교류와 협력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1990년 8월 제정된 '남북협력기금법'에 의거해 1991년 설립됐다.

당장 소요가 없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재정적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남북협력기금은 경제협력은 물론 공공 목적의 협력 사업, 대북지원, 통일기반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 큰 목적을 갖고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있지만 현 정부가 어쨌든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리를 해야 하는 만큼 예산 증액은 지속적인 남북 협력 의사를 반영한 조치로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남북협력기금 집행률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업비 기준 3.7%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될 때 쓰이는 만큼 실제 집행 규모는 남북관계의 영향을 크게 받게 마련.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현재 남북대화가 진행되기는 어려운 국면"이라며 "그럼에도 예산 증액은 남북교류와 대북지원 등에 대한 기대 그리고 향후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남북협력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이고 또 북한이 한국과의 직접 교류를 꺼리고는 있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이나 지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부보다는 오히려 민간 차원에서 길이 열려 있다"며 "민간 교류 분야에서 대북 루트를 개척하고 뚫을 때 지원하겠다는 계획일 수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과 직접 교류 시사상 동요, 한류 확산 등 내부적 부담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고 한국을 통해 미국이 변화될 가능성도 희박한 만큼 북한이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지난 1월 8차 당 대회부터 사회주의 국제연대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자본주의 권역에 날을 세우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남북협력기금 30주년' 세미나에서 "기금은 한반도 평화경제를 위해 소중한 종잣돈"이라며 "기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남북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기금은 한반도 미래를 위한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한반도 정세가 호전돼 경제협력의 여건이 조성되면 평화뉴딜을 본격 추진할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