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협받고 있는 '인류의 폐'... 중앙아프리카 거대 이탄지 개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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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 콩고에는 거대한 이탄지가 있다. 토탄이라고도 불리는 이탄지는 나뭇가지, 잎 등 식물 잔해가 수천 년에 걸쳐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 지역으로, 거대한 '탄소저장고'라 할 수 있다. 최근 이곳 이탄지대가 무분별한 개발 위협에 놓여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에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BBC 아프리카 특파원 앤드류 하딩은 지적했다.

자동차로 10시간을 이동한 뒤 쪽배를 타고 10시간. 이후 무성한 열대 덤불을 뚫고 3시간. 그리고 다시 2시간여 동안 무더운 숲 속을 가로지르고 나서야 과학자들은 마침내 작업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과학자들은 진흙과 모기를 털어내고 코르크 마개처럼 생긴 기다란 금속 장치를 조립했다. 이후 이 장치를 물에 잠긴 땅속 깊숙이 밀어 넣었다.

"다시 밀어보세요." 팀을 이끄는 영국 과학자 그레타 가기가 말했다. 그는 두 명의 콩고 동료와 함께 막대를 비틀어 땅속으로 밀어 넣었다.

콩고-브라자빌에 위치한 마리엔 은구아비 대학의 박사과정생인 조드리 마토코는 "이 정도면 괜찮네요"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 팀은 거대한 콩고강과 인접한 외딴 늪지대에서 수개월을 보냈다. 그동안 이들은 악어와 뱀, 저지대의 고릴라를 피해가며 탄소가 풍부한 거대한 석판의 지도 윤곽을 그렸다.

이탄 전문가인 영국 리즈 대학의 다기는 "우리는 지도의 공백을 너무나 채우고 싶었기에 힘든 일이지만 항상 모험을 해왔다"며 "저는 이 일을 10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이 일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토코는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그는 "저는 숲 속의 사람"이라며 "이곳은 매우 편안한 곳이고, 스트레스는 없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GPS(위치정보시스템) 모니터로 각 지점을 표시한 후, 이탄핵을 촬영하고 플라스틱으로 밀봉했다. 이후 추가 분석을 위해 이탄을 영국의 리즈 대학으로 보냈다.

팀을 방문했던 콩고-브라자빌의 이탄 지대의 수석 전문가인 서스펜스 이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토탄은 기후 변화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약 300억 톤에 달하는 매우 많은 양의 탄소가 저장돼 있습니다. 만약 이게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면, 기후변화가 가속화될 겁니다."

다기 박사도 "이는 약 20년 동안 미국의 화석 연료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생태계는 아직 국제적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콩고-브라자빌 정부가 이 지대를 계속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탄이 만들어지고 쌓이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리지만, 이탄은 마르게 되면 몇 주 안에 파괴될 수도 있다.

주된 위협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오랜 건기와 지속 불가능한 농업 관행 등이 거론된다. 콩고-브라자빌과 이웃 국가들은 현재 경제 발전과 인구 증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최근 이탄 습지 근처에서 상당한 석유 매장량이 확인된 후 개발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콩고-브라자빌 정부는 석유 매장량의 규모와 중요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갖고 있지만, 이미 부지를 분배하고 잠재적 투자자를 찾기 시작했다.

콩고-브라자빌의 환경부 장관인 아를레트 소우단-노날트는 "우리에게 천연 자원을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천연 자원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인들이 자금을 남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탄 습지를 보존하는 게 우리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서방이 우리의 보존 작업을 돕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천연 자원을 사용해야 합니다.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탄 지대 지하에 매장된 자원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콩고강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다.

탄화수소 장관인 디디에 부딤부는 최근 석유 생산을 위해 개발될 토지 경매를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지정된 일부 지역이 이탄 지대와 겹친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부딤부 장관은 동료들에게 "국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2만5000배럴의 수준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7월 28일~29일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 관련 경매 행사가 열린다. 탄화수소부는 트위터에서 이와 관련한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을 태그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BBC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아프리카의 아이린 와비와 베토코는 "이 계획이 중단되지 않으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기부자들이 이 계획을 중단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조던 엘렝가는 야자수로 빽빽한 늪을 뚫고 작은 통나무통을 운반했다.

그는 한 그루의 나무 뿌리 위로 올라가 나무 옆에 깊은 구멍을 뚫었다. 이후 나무껍질을 사용해 플라스틱 용기를 부착해 야자주를 담았다.

엘렝가는 "야자주를 수집하는 게 저의 주요 수입원"이라며 "이게 저의 아내와 아이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지켜보던 서스펜스 교수는 답답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런 작업은 나무를 죽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이탄 습지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됩니다. 장기적으로 이탄 습지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서스펜스 교수는 "이곳의 문제는 인구 증가와 관련이 있고, 빈곤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이 생태계에 올 것"이라며 "나무가 죽으면 섬세한 이탄이 해로운 햇빛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노날트 장관은 "콩고 분지가 없으면 세계의 나머지는 숨을 쉴 수 없다"며 "우리 아프리카인들은 지구 전체에 생태학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은토쿠 마을의 지방 행정관인 알폰스 에사베는 반쯤 지어진 정부 저택에 앉아 이탄 지대에 대한 '공공 정보의 공백'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이곳에서 낚시와 사냥을 하며 살고 있다"며 "우리가 이탄 습지와 조화를 이루며 살려면, 세계의 큰 오염원인 강대국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고 분지의 이탄 지대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합의에도 불구, 소우단 노날트 장관 등은 "서방의 위선"이라고 비난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콩고 분지가 없으면 나머지 세계는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우리 아프리카인들은 지구 전체에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서비스에 비용이 뒤따른다는 건 당연한 겁니다."

노날트 장관은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탄 지대의 지속적인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이제 아마존은 삼림 벌채로 인해 세계 기후의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잃었다. 콩고 분지는 인류의 폐와 신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약속한 모든 것은 어떻게 됐나요? '부유한 나라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우리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더 부자가 되겠지만, 우리는 굶주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노날트 장관은 "우리는 스스로 언제까지 자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콩코-브라자빌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며, 중국의 지원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콩고-브라자빌의 권위주의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정부로 꼽힌다. 콩고-브라자빌은 서방을 협박해 이탄 지대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려 한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노날트 장관은 "우리는 준비돼 있다"며 "우리는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이 자금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