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에 크게 투자하는 20대들의 이야기

미셸 윈

사진 출처, Michelle Huynh

사진 설명, 미셸 윈(26)은 2018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 기자, 오스몬드 치아
    • Reporting from, 싱가포르
    • 기자, 최리현
    • Reporting from, 서울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호주 이민자인 부모님의 장녀로 태어난 미셸 윈은 10대 시절, 가족들 앞에서 자신은 30세가 되기 전 백만장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26살인 윈은 당시를 회상하며, 영어도 할 줄 모르지만, 가족을 부양하고자 최선을 다한 부모님의 희생을 보면서 한 "다소 바보 같은 약속"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그는 그 약속을 실천하고자 저축해둔 돈을 주식 시장에 투자하며 노력하고 있다.

기술 기업의 세일즈 부서에서 일하는 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우리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 이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 바로 투자"라고 말한다.

올해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가 치솟으면서 윈 또한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는 투자금의 3분의 1 이상을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는데, 7월 중순 기준 해당 금액의 가치는 올해 들어 50%나 상승했다. 자산 가치만 3만1000호주달러(3200만원)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기술주 부문이 그의 표현대로 "격동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평가이익은 현재 약 2만2000호주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윈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가고 싶다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주가 상승하면서 특히 2~30대 초반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AI에 대한 열기가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문 회사 '프로비던드'의 글렌 탄은 SNS와 마케팅 활동 등으로 투자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에 휩쓸리고 있다고 말한다.

양방향으로 큰 변동성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는 올해 약 10% 상승했으며,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2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많은 기술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보인다.

이러한 변동성은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대형 기술주들이 포함된 코스피지수는 1월 이후 50% 이상 급등했다.

이러한 상승세에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고, 이는 변동성을 더 부추겼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인 이우찬(30) 씨는 "요즘 투자하지 않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라며 "주식 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던 우리 어머니 같은 전업주부들조차 이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극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다. 9000포인트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6500포인트 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올해 들어 8% 이상 하락 시 패닉 매도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련된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중단 제도)가 7차례나 발동됐을 정도다.

이에 빚을 내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한국 당국은 이러한 관행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씨는 지난해 코스피가 급등하자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해 보유 주식의 상당 부분을 매도했다. 그 이후로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하고, 며칠 뒤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전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등락이 기술주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정부와 기업이 AI 개발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회의론자들은 이토록 막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이 기술이 충분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투자 회사 'e토로'의 애널리스트인 라레 아코네르는 사람들이 종종 기업의 수익성이 아니라 "낙관적인 결과"나 "가장 눈에 띄는 승자"에 베팅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경우가 많으며, 매도 물량이 쏟아질 때마다 이를 "신념에 대한 시험"으로 여긴다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가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 추구

한국 출신 최영은(28) 씨는 코스피가 상승하기 전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아 더 큰 수익을 놓쳤다며 아쉬워한다. 또한 자금이 필요했을 때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최 씨는 "왜 저축한 돈을 모두 털어 SK하이닉스 주식이나 삼성전자를 더 사지 않았는지" 후회한다.

이달 초,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는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265억달러를 조달하며,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최 씨의 친구 중에는 저축해 둔 수천 달러를 주식에 투자한 이들도 있다.

최 씨는 "평범한 직장 생활보다 투자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만큼, 앞으로 정말 더 많이 투자해야겠다"고 말했다.

최영은 씨

사진 출처, Jacqueline Choi

사진 설명, 최영은 씨는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다

싱가포르의 경영학도인 샤얀 림(24)은 AI 관련 주식의 가능성을 굳게 믿으며, 저축액의 약 4분의 3을 기술주 투자에 쏟아부었다.

그는 투자금이 10%나 폭락했던 "불안한" 날들도 많았으나, 기꺼이 그 위험을 감수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그의 투자는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0월, 그는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과 마이크론에 2만3000싱가포르달러(약 2630만원)를 투자했는데, 현재 그 주식의 가치는 약 10만싱가포르달러까지 불어났다.

림은 "은퇴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라며 "젊을 때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더 들면 아마 이런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 대학을 졸업한 조지 리 또한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은 자원 부족과 여러 불리한 여건 등 일반 투자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투자는 운이 다가 아니지만, 운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하지 않는 한 주식을 장기 보유할 시간이 있으니, 저는 가격 변동에 대비돼있습니다."

샤얀 림

사진 출처, Shyan Lim

사진 설명, 샤얀 림은 보유한 주식의 약 4분의 3이 기술주이다

운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기술주에 모든 것을 걸고 싶은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에 사는 23세 학생 아유시 데브는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6월에 메모리 칩 관련 투자 종목이 단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했던 날을 회상하며, 이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당시 투자 포럼에 모인 이들은 "누가 더 많이 손해봤는지"를 두고 토론이 이어졌다.

10대 후반부터 투자를 해온 데브는 "기술주 시장 등락을 겪어왔지만, 이 분야는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다"며 "이 업계의 잡음을 최대한 걸러내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유시 데브

사진 출처, Ayush Deb

사진 설명, 아유시 데브는 투자금 중 약 30%만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데브는 지난 6월 일론 머스크의 우주 및 AI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했을 때 스페이스X 주식을 매수하지 못했으며, 이에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불안)"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한때 225달러까지 치솟았던 해당 기업의 주가는 이후 상장가인 13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스페이스X의 잠재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페이스X가 화제의 중심이긴 하나, 림은 기업의 운영 상황을 더 자세히 분석하고자 신규 상장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선도적인 AI 개발사인 '앤트로픽'과 '오픈AI'가 1조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같은 원칙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시드니에서 금융 관련 SNS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윈은 학교에서는 이러한 투자 기술을 널리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에게 투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야말로 "과소평가된 기술"이라며, 자신은 최근 신문에서 반도체 제조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접한 뒤, 그 수혜가 예상되는 에너지 및 금속 관련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투자를 두려워하는데, 그건 타당한 우려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 마치 도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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