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호르무즈 고립 선원들 탈출시키겠다' … 루비오, 통행료 부과에 경고

발언하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아부다비에 도착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 기자, 올리비아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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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걸프만에 발이 묶인 선원 1만 1000여 명을 대피시키겠다고 밝혔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이 "대규모 작전"은 이란, 오만, 미국, 역내 다른 연안국, 해양업계 등과 협력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필요한 안전 보장을 확보했으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안전한 항행 여건을 철저히 검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분쟁 종식을 위한 잠정 합의를 체결했음에도, 이란 양측은 이 양해각서(MOU)의 세부 사항을 놓고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미국 측은 양해각서에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보장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이란은 앞으로 오랜 기간(영원히!!!) 최고 수준의 핵 사찰을 받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는 '핵 정직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기 직전, 이란은 IAEA가 핵 시설을 사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미국 관리는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남아 있는 시설에 대한 IAEA의 철저한 사찰에 동의했다. 이란 정권은 자국민을 상대로 해야 할 말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이 당초 이란의 탄도 미사일 비축량을 전부 파괴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이란의 탄도 미사일 보유 허용 여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를 금지하는 것은 "불공평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2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은 "그 누구와도,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우리의 방어 능력을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페제시키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탄도미사일 사안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애초에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해각서에도 탄도미사일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덧붙이며, 이 문제를 "어떤 모호함도 없이 명확히" 하고 싶다고 짚었다.

한편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걸프 지역 순방을 시작한 가운데 이란과의 합의에 대해 논의하고자 미군 기지가 주둔해 있는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방문할 예정이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23일,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려 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어느 국가도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UAE에 도착한 그는 "이곳은 국제 수로다. 어떤 국가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이것이 현행 국제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점을 놓고 우리가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역의 모든 국가가 우리와 견해가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지난 18일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고립된 선원들이 과연 탈출할 수 있을지는 해협 재개방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이들을 돕기 위한 이번 합의가 "해상 안보를 회복하고, 민간 선박을 노린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을 끝내기 위한 결정적인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천 명의 무고한 선원들이 수개월 동안 고난과 고통을 겪은 끝에, 그리고 전 세계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끝에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를 매우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IMO가 제공한 오만 측의 항행 공지문에 따르면, IMO의 탈출 작전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임시 항로 2개가 운영될 수 있으며, 선박들은 개별적인 연락을 받아 추가 지침을 받게 된다.

IMO는 해당 지역을 안전하게 떠나는 선박 수를 매일 집계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에 대한 공격이 처음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으며, 이로 인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약 15만원)를 돌파했다.

또한 이 해협이 막히면서 에너지와 비료 등 필수 원자재의 수송도 가로막혔다.

해상 정보 업체 '케이플러'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재개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최소 172척에 달하며, 이 중 20일 하루에만 42척이 통과했다.

그러나 협정 체결 다음 날인 6월 18일부터 통과한 선박 수는 여전히 분쟁 이전의 일일 평균인 약 138회에 크게 못 미친다.

BBC Verify팀이 분석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23일 현재 유조선 200척 이상이 해협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