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앓는 서유럽 … 프랑스·영국·스페인서 사상 최고 기온 경신

양산을 쓰고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 앞을 걷는 사람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폭염으로 인해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조기 폐관한 가운데, 관광객들이 양산을 쓰고 걷고 있다
    • 기자, 앨리스 데이비스
    • 기자, 올리비아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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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강타한 서유럽 곳곳에서 전례 없는 고온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영국은 6월 최고 기온을, 스페인은 1950년 이후 가장 높은 일평균 기온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의 기온이 거의 41°C에 육박하는 등 수천만 명이 혹독한 더위에 시달리는 가운데 유럽 대륙 전역에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수십 개 지역의 주야간 평균 기온을 종합한 프랑스의 국가 기온 지표는 25일(현지시간) 30°C를 기록하며, 1947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프랑스 본토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적색 폭염 경보 상태인 가운데, 서부 지역에서는 수만 가구가 정전 사태까지 겪고 있다.

24일 프랑스와 스페인 북부의 주요 도시에서 기록된 최고 기온. 파리 39.6°C, 라로셸 41.3°C, 보르도 42°C, 빌바오 42.5°C, 산탄데르 38.5°C
사진 설명, 24일 프랑스와 스페인 북부의 주요 도시에서 역대 최고 기온이 경신됐다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지만, 그 영향은 특히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서비스'에 따르면, 유럽은 전 세계 평균치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여름철 폭염이 빈번해지고, 물 공급 부담이 커지며, 산불의 강도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프랑스 전역의 잠정 최고 기온이 "전날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서부 대부분 지역의 최고 기온은 39~43℃ 사이였으며, 중서부 푸아투-샤랑트에서는 43℃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3일 남부 피소스에서 관측된 44.3℃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24일까지 프랑스 전역에 3종류의 폭염 경보가 발령된 모습

극심한 더위로 인해 파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루브르 박물관과 에펠탑도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았다.

루브르 박물관 대변인은 해당 시설이 "기후 변화에 충분히 대비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25일 이후 프랑스에서는 지롱드주 베글르의 한 해변에서 6세 아동이 숨지는 등 폭염 관련 사고로 최소 40명이 익사했다.

한편 당국은 폭염 기간 산불 발생 위험도 평소보다 크다고 경고했다.

중서부 만느-에-르와흐 지역의 경우 23일 셍-마께흐-듀-부와의 브레뇽 숲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진압을 위해 소방관 150여명이 투입됐으며, 당국은 화재가 밤사이 진압됐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파랑두 노동부 장관은 프랑스가 "더운 나라가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에 있다"고 말하며, 사회가 이에 적응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오는 26일부터는 기온이 점차 떨어지면서 무더위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폭염이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적색 폭염 경보가 연장됐다.

이날(24일) 오후, 영국 남해안 햄프셔주 고스포트에서는 기온이 36.1℃까지 치솟으며 6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25일에는 38℃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역시 지난 며칠간 찌는 듯한 무더위에 시달렸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일평균 기온은 28.08℃, 23일은 28.17℃이었는데, 이는 6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아울러 스페인 북부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적색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며, 특히 바스크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기온이 42℃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북부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16곳에 적색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탈리아 전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한편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또한 주말이 다가올수록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앞으로 며칠 동안 폭염은 동유럽으로까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폴란드,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여러 국가는 이번 주 후반을 대비해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독일에서는 23일 저녁 남부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 인근 다뉴브강에 들어갔다가 숨진 26세 남성을 포함해 여러 건의 익사 사고가 접수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신문 '디 벨트'에 따르면, 브란덴부르크, 헤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슈투트가르트와 프라이부르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는 야외 바비큐가 금지됐다.

왼쪽: 5월 11일~19일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일반적으로 2~8°C 낮은 수준. 오른쪽: 5월 21일~30일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일반적으로 2~ 8°C 높은 수준

네덜란드 기상청은 24일부터 적어도 26일까지 남부 및 중부 지역에 "위험한 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

네덜란드 기상청은 최고 기온이 37℃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26일에는 기온이 39℃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대부분 지역에도 오렌지 경보가 발령된 상태이며, 향후 며칠 동안 최고 기온이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