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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걸어 들어와 기어나간다'…북한 구금시설 인권침해 심각
영국 인권단체가 탈북민 인터뷰를 통해 북한 내 각종 구금시설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북한인권단체 코리아퓨처(한국명 한미래)는 북한 내 148개 수용소에서 수감자 785명을 대상으로 5181건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27일 밝혔다.
코리아퓨처는 지난해 3~11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259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유형, 피해자 및 가해자, 시설 상황 등을 분석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인권법을 바탕으로 인권침해 유형을 구분했을 때 건강권 침해(1162건), 표현의 자유 박탈(1061건), 양심·사상·종교의 자유 부정(796건), 고문이나 비인간적 대우(730건) 순으로 빈번했다.
피해자 13%는 미성년자…임산부·장애인도
피해자 785명 중 여성은 70% 남성은 30%였다. 미성년자(105명), 임산부(58명), 장애인(33명) 등 취약 계층도 상당수 포함됐다.
대부분이 구류장에 구금됐다. 구류장은 조사 중인 용의자나 형을 선고받고 다른 구금시설로 이송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구금하는 시설이다.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옛 인민보안성)이 국가, 도, 시, 군, 구 등의 단위로 관리한다.
이외에도 주로 중국으로 월경한 사람들을 구금하는 '집결소', 단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짧게는 5일부터 최장 6개월까지 복무하는 노동교양대(또는 노동단련대), 1년 이상 15년 미만 형을 받은 중범죄자를 수감하는 '교화소' 등이 포함됐다.
233명은 구금시설에서 풀려났지만, 119명은 구금 중에 사망하고 5명은 처형된 것으로 파악됐다. 300여 명의 현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가해자는 597명으로 파악됐으며 대부분이 경찰 조직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과 국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가보위성 출신이었다.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구류장은 중국에서 약 1.6km 떨어져 있어 국경을 넘다가 강제북송된 사람들이 자주 구금된다. 이곳에서는 9명씩 좁은 방 안에 갇혀 먹거나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12시간 동안 책상다리를 하고 무릎에 손을 올린 채 앉아 있어야 한다.
매끼 식사로 옥수수죽 80g 정도가 나오고 때로는 날 것이나 썩은 음식이 제공될 때도 있다.
탈북자 이영주씨는 2007년 탈북했다가 강제북송돼 온성군 구류장에 3개월 동안 구금됐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에서는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수가 창살에 손을 올려놓으라고 해서 올려놨어요. 열쇠뭉치로 손이 새파래질 때까지 때리더라고요. (탈북자들은) 나라를 버리고 간 민족반역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벌할 때도 짐승 대하듯 해요."
그는 결국 3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온성군 구류장에 있었던 새롬씨도 "(구류장에) 걸어서 들어와서 기어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제가 다른 사람이 맞는 모습을 못 보겠어서 고개를 돌리면 (간수들이) 억지로 보게 만들어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거죠."
그는 "가능하다면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리아퓨처 보고서에 언급된 다른 여러 사례에 따르면 구금시설에 있었던 사람들은 폭력에 시달리고 표현·종교의 자유 등을 박탈당하고 정당한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인권침해를 경험했다.
함경북도 집결소에 감금된 양씨의 경우 미결수용자였음에도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2000년 함경북도 집결소에 구금된 한 탈북자는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수용자가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강제로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수술 후 아기가 살아있었지만 사회안전성 요원이 아기를 물이 담긴 대야에 넣어 익사시켰다고 말했다."
BBC는 해당 보고서에 대한 북한 대표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