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살포된 대북전단…'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떠오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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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단체가 지난 6일 또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 원인으로 한국발 대북전단을 지목한지 5일 만이다.

한국 정부는 일단 해당 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다. 또 북측 주장에 대응에 대북전단이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경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왜 현 시점에 '대북전단'을 꺼내 들었을까?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정체돼 한반도 정세 속에 대북전단 살포가 갖는 의미와 북한 당국의 셈법 등을 살펴봤다.

'2020년 6월의 악몽'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측 대북전단 언급에 대해 "북한이 대대적인 대남공세를 벌이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며 긴장국면을 고조시켰던 2020년 6월 당시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북측 주장대로 신규 발열자 급감 등 코로나 국면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코로나 발생 원인으로 굳이 대북전단을 언급한 것은 결국 이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 즉 정치∙외교적으로 다음 후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북한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대미관계에서 성과를 얻으려 했다"면서 "지금도 대미관계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반도 긴장국면을 조성해 강대강 및 전력도발을 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드는 모양새"이라고 분석했다.

또 "7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됐다는 평가 속에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시험발사 등에 대한 책임을 한국 정부와 대북단체에 전가시키면서 도발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이라고도 평가했다.

곽 교수는 "지난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일부터 오는 7월 27일 정전협정일까지 반미투쟁월간이 이어지고 있다"며 "8월 한미연합훈련도 예정돼 있는 만큼 북한에게는 기회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2020년 6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 남측 대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명분이었다.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며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경고했다.

북한은 이후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연락사무소 폭파를 감행했다. 남측이 세워놓은 멀쩡한 건물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폭파하면서 당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처참히 부서진 건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방치되어 있다. 피해액은 1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전단,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한국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어떤 방법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현재 한국 정부는 남북방역협력 추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풍선을 통해 북한에 물품을 보내는 시도를 자제해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연도별 대북전단 살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살포된 대북전단은 최소 2000만장 이상. 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민간 대북전단의 목적과 효과 연구' 보고서에서 "민간이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한 이후 대북전단이 탈북이 아닌 북한 내 체제 저항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따라서 북한 사회의 정치 체계와 권력 분포를 감안할 때 대북 전단이 목표하는 청중은 북한 정치 엘리트 계층으로 한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전단 내용 자체가 고위층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보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단 자체가 물리적으로 북한 지역에 도달하는데 한계가 있고 북한 당국의 강력한 통제와 처벌로 습득이 어려워진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에서 보내는 대북전단과 물품은 대부분 일반 주민이 아닌 전선 인근에 배치된 군인들을 상대로 한다"며 "대북전단이 가진 파급효과는 분명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전단이 아닌 의약품을 보낸다고는 하지만 결국 북한 당국의 강한 반발을 부르게 되고 당국의 선전으로 전단을 접하는 군인들 역시 이를 극도로 경계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환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당국의 선전에 대부분 공감하는 편"이라며 "외부 물자에 코로나 균이 묻어왔다고 발표한 이상 전단이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통일부는 대북전단이 코로나 유입 경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WHO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물체의 표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 감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물자나 우편물 등을 통해 감염됐다는 공식 인증 사례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