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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바이든 정부, 첫 인권 대북제재… '가치의 외교' 중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첫 신규 제재를 부과하면서 북미대화 재개 및 종전선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제재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지난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과 중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인권 침해 가담자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미국이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첫 대북제재 명분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은 또 지난 9~10일(현지시간) 민주주의 국제연대 규합을 위해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맞춰 제재 대상과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 조처로 북한 리영길 국방상과 중앙검찰소 등이 인권 탄압, 불공정한 사법체계 운영 등의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미 재무부는 지난 2016년 북한 방문 중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숨진 '오토 웜비어' 사례를 명시했다.
살아있었다면 올해 27세가 됐을 웜비어에 대한 북한의 처우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힌 것.
미 재무부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인권과 관련한 비참한 사건들에 대해 앞으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13일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북한 인권 증진을 균형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남북 간 협력의 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대북제재 시행 자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자국의 법에 근거해 취한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직접 논평할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가치 외교' 중요성 강조
미국이 바이든 정부 들어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이전 정부의 조처를 연장하는 수준에서 제재를 이어왔을 뿐 새로운 제재 부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인권을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에 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미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상황이지만 인권 문제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러한 조치는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에 대항하는 전 세계 민주주의가 보내는 메시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국이 가치와 연관된 외교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최근 개최된 민주주의 정상회담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의 전반적인 입장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확인시키는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 당국자는 "인권에 관한 미국의 제재가 흔치 않았던 만큼 이번 제재의 이유가 굉장히 도드라져 보인다"면서 "여러 메시지가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비핵화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 등을 비롯해 불필요한 인센티브를 주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서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결정에 이어 이번 제재를 부과한 것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차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외교적 보이콧이 북한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전직 당국자는 미국이 북미대화 재개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중기준 철폐, 대북 적대시정책철회 등 북한이 요구 하는 선결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종전선언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성사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남북관계 카드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줄지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