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0명 중 9명 군내 사망사고 경험... 식량 부족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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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군 복무를 한 탈북민 10명 중 9명이 부대 내 사망사고를 접했으며, 10명 중 8명이 구타 혹은 가혹행위를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북한군 내 식량 문제 또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들은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로 '식사 문제'를 꼽았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북한 군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9~2020년 북한군 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인 30명(남자 23명, 여자 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기존 북한국 인권실태 관련 연구와 문헌을 함께 참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증언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고, 대다수가 6~10년 동안 북한군에서 복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자연구자인 이기찬 사회인류학 독립연구자는 "북한군 인권실태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는 불가능하고, 북한군 고유의 철저한 비밀주의로 인해 자료 입수가 매우 어렵고 제한적"이라며 군 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인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군 사망사고 빈번
이 연구책임자는 먼저 북한 군인의 시민적 자유권과 관련해 생명권 보장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피면접자 중 90%(27명)는 군 복무 중 사망사고를 직접 목격하거나, 사망사고가 소속 부대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는 군의 열악한 현실로부터 기인하는 사망사고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봤다. 북한 군인은 군사적 업무뿐 아니라 건설 현장 지원, 탄광, 농촌 지원 등 각종 작업에 동원된다.
사망사고 원인은 작업 중 사고(16건), 안전사고(11건), 훈련 중 사고(8건), 가혹행위 및 싸움 관련 사고(8건) 순으로 많았다.
공개처형의 경우, 피면접자 30명 중 8명이 군 복무기간에 공개처형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은 군대에서 군인을 공개 처형하는 일은 과거 민간에서 있었던 것보다 드물다고 공통으로 증언했다.
군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도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타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단 1명뿐이었고, 피면접자의 80%는 구타가 군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고 답했다.
가혹행위로는 '마다라스(매트리스) 메고 고지뛰기', '머리 박기', '평행봉 훈련', '잠잘준비·기상 반복', '곱빼기 근무', '암기 강요' 등이 있었다.
장기복무와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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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군 복무기간을 2년 정도 단축했다. 남성은 7~8년, 여성은 5년 동안 복무한다. 2년 단축됐지만, 징병제를 운용하는 나라 중에선 여전히 가장 길다.
하지만 긴 복무 기간 동안 사생활을 보장받을 기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면접자 30명 중 29명이 정기휴가를 다녀온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연구책임자는 "만 17세에 학교 졸업 직후 입대하는 대부분의 병사가 제대할 때까지 긴 시간 공식적이며 안전한 환경에서 가족을 정기적으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월급 또한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병사 기준 담배 한 갑 정도의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식사
증언자들은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인권 문제로 식사 문제를 꼽았다.
군대 내에서 식량 배급의 절대량이 부족하고, 배급의 수송 및 전달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해 식생활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로 소금에 절인 '염장무'는 북한군 식단의 대표 반찬이자 열악한 군 생활과 부실한 식사를 상징한다. 북한에서 군 복무를 했는지 돌려서 묻는 말이 "염장무 좀 먹어봤어?"다.
식량 공급이 갑자기 끊기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부대에서 자체적으로 농사나 사업을 해 식량을 조달한다.
식량 부족은 북한 군대의 문제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주민 10명 가운데 6명이 식량 부족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제 식량안보 평가 2020~2030' 보고서는 2020년 북한 주민의 59.8%인 153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인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대규모 병력운영과 열악한 현실

이 연구책임자는 북한군 인권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과도한 대규모 병력운영과 장기복무를 꼽았다.
국방부가 지난 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상비 병력은 120만여 명이다. 이는 한국 국군(55만5000명)의 2.3배 수준이다.
이 연구책임자는 심층면접에서 수집된 증언만 봐도 "북한이 이렇게 큰 군을 운영하기에는 북한의 재정과 군의 경영관리능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북한군의 먹고 입는 경제적·사회적 권리뿐만 아니라 생명권에서부터 구타, 가혹행위, 사생활 보장 등 시민적·정치적 권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의 인권실태에 대한 연구는 이뤄졌지만, 북한군 인권실태 조사는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군인의 인권은 북한군의 다층적인 비공개성으로 인해 북한인권연구의 마지막 폐쇄지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북한군 인권실태 문제도 보편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실태조사의 샘플 크기를 확대해 분석의 신뢰도를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는 그 자체로 심각하지만, 한편으론 여러 나라의 군대에서 과거에 발생했고 현재에도 나타나는 상황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군대의 인권 상황은 해당 사회의 정치적, 경제사회적, 문화적 발전 수준에 조응한 인권문화 발전 정도와 군대 조직 고유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며 "거의 모든 사회에서 군대의 인권 상황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