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네타냐후, 중동 재편하려 했지만 … '만성적 위기' 초래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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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레미 보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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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맞서 승리를 거두면 중동을 재편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실제로 중동은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예상했던 방식은 아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는 패배하지 않았고, 이제는 전면전으로 번졌다가 다시 잦아들기를 반복하는 장기적이고 소모적인 만성적 위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란 정권은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예상보다 훨씬 더 꺾기 어려운 상대임이 입증됐다. 이 두 지도자의 판단은 빗나갔고, 그 결과 이들은 이 전쟁의 여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의 사례가 바로 이란의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이다. 이 사건은 이란 지도부가 여전히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번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결의를 꺾지 않고 있음을 다시 상기시켰다.
이란 정권에 있어 승리란 체제가 생존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인정받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장성들은 자신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음을 단호하게 보여주면서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는 외교적 노력을 유지하고자 이번 헬기 피해에 대한 대응 수위를 세밀히 조절하려 할 것이다. 아파치 헬기 승무원들은 전원 생존했다. 만약 이들이 사망했다면, 미국 측의 대응 수위는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한편,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과 전반적인 핵 계획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장기적인 협상 조건을 합의할 수 있다고 기대해왔다.
현재 이 전쟁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로 포장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원한다. 하지만 이 바람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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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오래된 교훈을 다시금 배우고 있다.
인류가 전쟁이라는 기술이자 저주를 발견한 이래, 지도자들은 전쟁을 시작하는 것보다 확실한 승리로 끝맺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교훈을 반복해서 깨달았다.
올해 2월 마지막 날, 두 지도자는 이란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각각 영상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들이 선택한 단어에는 역사적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제가 배어 있었다. 1979년 이란 왕조가 무너진 이후 이란을 통치해 온 현 정권이 이제 퇴장할 차례라는 것이다.
당시 이른 새벽, 플로리다의 휴양지인 마라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란 내 반정권 세력에 건넸던 "도움의 손길이 곧 도착할 것"이라는 약속을 언급했다.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이란 국민 여러분, 오늘 밤 저는 여러분의 자유의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말합니다. 안전한 곳에 계시고, 집 밖으로 나가지 마십시오. 밖은 매우 위험합니다. 폭탄이 사방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작전을 마치는 대로,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십시오. 이는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이는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단 한 번뿐일 기회일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네타냐후 총리 역시 수도 텔아비브 중심부에 위치한 국방부 고층 청사인 '키리아'의 옥상에서 햇살을 받으며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승리를 기정사실처럼 말했다.
"이 연합군은 제가 40년 동안 갈망해 온 일, 즉 테러 정권을 모조리 도륙해버리는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것은 제가 약속한 바이며, 우리가 해낼 일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계에 들어선 직후 줄곧 이스라엘이 마주한 진정한 위협은 팔레스타인이나 아랍 이웃 국가들이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과거 다른 미국 대통령들에게도 이란 공격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달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2년 넘도록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지원 아래 자국민들에게 군사적 힘으로 적들을 쓸어버리고 더 풍요롭고 안전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해왔다. 외교가 아닌 무력을 해답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연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시대가 도래한 사람처럼 보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레바논 베이루트 공격 계획을 취소하라고 지시한 뒤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이스라엘의 유명 칼럼니스트 벤 카스핏의 표현을 따르자면, 공기 빠진 풍선 같았다.
물론 카스핏은 그의 가장 격렬하게 비판자 중 하나다. 하지만 무력을 사용해 중동을 자기 뜻대로 휘어잡고자 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이 실패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승리를 기대했다. 그는 미군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납치해 뉴욕 교도소에 가두고, 이후 베네수엘라에 미국의 입맛에 맞는 후임이 권력을 장악하는 모습을 기쁘게 바라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교과서적인 정권 교체이자, 전임 대통령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였던 끝없는 전쟁보다 훨씬 낫다고 믿었다. 그리고 다음 차례는 이란이라고 생각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 모두 현재 무엇이 잘못됐는지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자랑하며, 이스라엘은 중동의 초강대국이다.
두 지도자의 눈에 분명 이란 정권은 국제 사회의 제재와 잘못된 국가 운영, 부정부패로 인한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이미 휘청거리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라는 이란의 주요 동맹 세력을 크게 타격한 상태였다. 이란의 또 다른 주요 동맹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축출돼 모스크바로 도피한 상태였다. 게다가 올해 1월, 이란 정권은 자국민 수천 명을 살해하면서까지 대규모 반대 시위를 짓밟았다.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현 이란 정권의 회복력, 무자비함, 교활함을 과소평가했다. 그들은 최고 지도자와 최측근들을 제거하면 정권이 내부에서 붕괴되리라 믿었다.
거의 50년간 여러 위협에 직면해왔으며, 그때마다 생존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왔고, 종교와 이념적 신념에 기반한 국가 안보 개념을 처절하게 고민해 온 정권 앞에서 군사력의 효과를 과신한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인 걸프 산유국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처럼 이스라엘과 수교한 이들 국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단순히 석유화학 제품이나 비료와 같은 부산물 관련 수익 감소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국가는 걸프 지역을 안정의 오아시스로, 수십억달러의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드는데 미래를 걸어왔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인해 잠재적인 투자자들과 관광객들의 눈에 그 미래는 이제 신기루처럼 보인다.
이란 정권은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도 생존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웃 걸프 국가들을 공격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목줄을 쉽게 쥐었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장기적인 억지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제거된 구세대를 대체한 현 지도부는 전임자들만큼이나 이념적이지만, 자신들의 존립 위기로 바라보는 이 상황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자 한다. 그들은 말만으로는 잠재적인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을 막을 수 없다고 본다. 대신,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은 고통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해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이 전략의 핵심이 바로 레바논 전쟁과 걸프 내 전쟁을 묶는 것이다.
이란 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계속 폭격하고, 1980년대부터 자신들이 이스라엘에 맞서 전방 방어선으로 키워온 민병대이자 정치 단체인 헤즈볼라를 망가뜨리려 한다면, 어떤 형태의 합의도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임박했다는(그는 과거에도 이러한 잘못된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유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 계획을 제지함으로써, 레바논에서 일어나는 일과 걸프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 사이의 연관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네타냐후 총리는 "참을 수 없고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러한 연관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란 정권이 붕괴했다고 선언할 수 있을 시점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네타냐후의 결의보다는 트럼프 본인의 이익과 종전 열망이 우선순위라는 점이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는 베이루트에 대한 예정된 공격을 취소했으나, 그 이후에도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레바논 남부를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을 당시, 6월까지 봉쇄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까지 개방된 상태였던 이 중요한 해로는 여전히 봉쇄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놀라운 외교적 돌파구가 없는 한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