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볼 수 없는 티베트 홍수 영상...피해자 목소리도 사라졌다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로라 비커
- 기자, 중국 특파원
- Reporting from, 베이징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거센 물살이 네팔과 티베트를 잇는 주요 국경 통과 지점 중 하나인 지룽항을 휩쓸었다. 물살은 경로에 놓인 모든 것을 쓸어갔고, 수백 명이 목숨을 건지려 달아났다. 이 극적인 영상은 외면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CCTV 카메라에 포착된 이 장면은 곧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화면으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달랐다.
지금까지 중국 국영 대표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단 한 장의 정지 화면만 방송됐다.
검열이 심한 중국 인터넷에서는 해당 영상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천 명의 실종된 이번 돌발 홍수에 관한 게시물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베이징은 수백 명의 긴급 구조 인력이 참여하는 대규모 구조 작전을 시작했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대응을 조율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본 내용과 중국 인터넷의 콘텐츠를 비교해 보면,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베이징이 1950년대에 병합한 티베트는 오랫동안 중국공산당의 통치에 저항해 왔다.
중국은 수년간 시위를 진압해 왔으며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도 사용했다. 또 불교 지역인 티베트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중국은 망명한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 때문에 '티베트'라는 이름 자체가 중국 검열의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은 시기에는 베이징의 민감성이 특히 두드러진다.
실종자와 사망자에 대한 일일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으며, 베이징은 구조 작업 상황과 범람 위험이 있는 장벽호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도 게시하고 있다.
29일, 중국 국영 매체가 공개한 새 영상에는 구조대가 진흙과 바위로 뒤덮인 황무지 속을 헤매며 고립된 사람이 있는지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그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거의 없다. 티베트 생존자들의 증언은 없으며, 치명적 순간이나 그 여파를 담은 이용자 제작 영상도 거의 없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목소리도 아직 들리지 않는다. 티베트 주민들과 연락을 시도하는 것은 평상시에도 거의 불가능하다.
북한을 취재해 온 기자로서, 나는 종종 평양의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연락하는 것이 티베트 수도 라싸의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보다 더 쉬웠다.

사진 출처, Reuters
27일 밤, 전 세계 주요 뉴스가 히말라야 계곡의 참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안 중국 국영방송은 메인 뉴스 첫 순서로 시진핑의 신간 출간 소식을 전했다. 이 책은 그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저작들"을 선별해 엮은 것이다.
외신 기자들은 정부 허가 없이 티베트를 방문할 수 없다. 기자들은 이와 같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영상이 삭제되고 목소리가 억눌리기 전 몇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외신 기자들은 지금까지 매우 극적인 구조 활동에 초점을 맞춰 온 국영 매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문 수색대가 산과 절벽을 오르거나 거센 강을 건너 가장 큰 피해 지역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누구를 구조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이는 베이징이 이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신속히 현지로 파견됐으며, 그는 잔해 제거 작업을 점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대형 재난 직후 중국의 서열 2위 지도자가 현장을 찾는 드문 사례다.
세계가 이를 미온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시 주석이 자국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한 가지, 즉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공산당은 이러한 재난이 대응 방식이나 재난을 예방하지 못한 대비 부족에 대한 불만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할 것이다.
또 오랫동안 신앙이 중심적 역할을 해 온 공동체에서 이러한 비극이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외의 티베트 단체들은 중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들은 새로운 교육법이 사원과 불교 신앙의 역할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출처, Gongga Laisong/China News Service/VCG via Getty Images
재난이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공산당 조직은 산사태 대응에 대한 불만의 불씨를 차단하기 위해 지역 기반 조직을 결집시키려 했다.
지역 당 조직은 당원들에게 통지를 보내 각 지역의 재난 구호 활동에 적극 나서고 피해 주민들에게 정서적 지도나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핵심 문구는 "재난 지역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안정과 대중의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는 지시였다. 성과가 좋은 사람은 보상을 받고, 성과가 저조한 사람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경고는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인권 활동가들에 따르면, 현지 티베트인들은 정부의 공식 서사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말하거나 온라인에 게시할 경우 구금되거나 체포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밖에 있는 티베트인들은 친척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티베트지원단체는 현지 구조대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베이징이 소셜미디어에서 영상과 기타 1차 정보를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중국 당국에 "피해 규모와 사상자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티베트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BBC는 지난해 히말라야 고원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 마을을 방문했다. 그곳은 중국이 티베트 자치구라고 부르는 지역의 바로 바깥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아바의 키르티 사원 승려들을 만났다. 티베트어로는 응가바라고 불리는 이곳은 한때 베이징에 대한 저항의 중심지였다. 한 승려는 우리에게 "우리 티베트인들은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속적인 감시 아래 살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티베트인들을 억압하고 박해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누구와도 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됐기 때문에 대화는 짧게 끝났다.
베이징은 티베트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관광을 활성화하고 티베트를 중국의 나머지 지역과 통합하기 위해 이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지금 중국의 사람들은 티베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