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서 '게이 산타' 광고가 등장했다

노르웨이에서 방영한 '해리가 산타를 만났을 때' 광고

사진 출처, Posten/Reuters

    • 기자, 알렉산더 멕시아
    • 기자, 북유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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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광고는 연례행사가 됐다. 어떤 광고는 기념일 스토리를 담은 초 단편 영화처럼 제작되기도 한다. 노르웨이에서 방영된 한 광고는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에서 그를 기다리던 한 남성과 입 맞추는 장면을 담아 화제가 됐다.

'해리가 산타를 만났을 때'라는 이름의 이 광고는 노르웨이 우편 서비스 기관인 노르웨이 포스트(Posten Norgen)의 4분짜리 광고다.

광고에 등장하는 남성은 북극에 있는 산타클로스에게 '내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건 당신뿐'이라고 적어 편지를 보내고, 그의 소원은 이뤄진다.

모니카 술베르그 노르웨이 포스트 마케팅 책임자는 "동성애 금지법 폐지 50주년을 기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광고는 온라인에서 200만 회 이상 재생됐다.

그는 "반응이 다소 놀랍다"며 "무언가 반응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노르웨이에서 방영한 '해리가 산타를 만났을 때' 광고

이 광고는 노르웨이나 인근 북유럽 국가에서는 엄청난 놀라움을 자아내진 못했지만 몇 가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광고를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산타클로스를 성적 대상화 했다거나 산타의 외도를 보여줬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크리스마스 게이 산타는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북유럽 국가에서 이 광고는 대다수에게 마음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스토리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노르웨이의 진보적인 성소수자 권리 실태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72년까지 노르웨이에서 동성애는 범죄였으며 변화가 있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노르웨이 국민이 산타클로스가 다른 남성과 키스하는 장면을 담은 광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겠지만, 한 운동가가 아니었다면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

킴 프리엘레는 1972년 동성애법과 21년 뒤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파트너십법 개정 운동을 꾸준히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6년 사회 활동가 킴 프리엘레(우)가 메테 마리트 노르웨이 왕세자비를 만났다

사진 출처, Lise Aaserud/Scanpix Norway/PA Images

사진 설명, 2016년 사회 활동가 킴 프리엘레(우)가 메테 마리트 노르웨이 왕세자비를 만났다

프리엘레가 국가적으로 미친 영향이 컸던 만큼 지난달 그가 86세의 나이로 별세하자 노르웨이 왕족 참석 하에 국가장이 치러졌다.

프리엘레는 생전 노르웨이 국영 방송 NRK에 1960년대까지 동성애자들이 어떻게 지하 클럽에서 몰래 만났으며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학교와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공개토론에서 대표적인 얼굴이 됐다.

그는 "우리는 강연을 하고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앉아서 교과서로 수업하는 걸 듣는 대신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직접 설명했다"고 말했다.

프리엘레는 사회 운동을 펼치면서 보수당 의원인 벵케 로브조브를 만나 평생의 연인이 됐다.

두 사람은 노르웨이의 첫 동성애 시민 동반자법에 의거해 결혼할 수 있었지만 로브조브는 이 관계로 인해 정치 경력에 피해를 입었다.

노르웨이에서 국가장을 치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프리엘라의 경우 오슬로 성당에서 국가장이 엄수됐고 이는 국영 방송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국무총리는 국가장에 참석해 "그는 역사를 바꾼 따뜻하고 다정하고 용감하고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엘레가 "자유 시민이 그들이 원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는 불공평함"을 대변해 왔음을 강조하며 노르웨이를 더 다채로운 곳으로 만들어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무지개색으로 장식한 프리엘레의 관은 많은 국민에게 노르웨이가 얼마나 진보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노르웨이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체국이 선보인 게이 크리스마스 키스 광고를 훌쩍 넘어서는 긴 여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