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문 대통령 언급한 '남북 산림 협력'… 가능성 및 걸림돌은?

3.2일 '식수절'을 맞아 나무를 심는 북한 근로자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3.2일 '식수절'을 맞아 나무를 심는 북한 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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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남북한 산림협력을 통해 한반도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인 나무를 키우는 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결책"이라며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산림복원 협력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 국민은 바로 지금이 행동할 때라고 결정했다"며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 메탄 감축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언급했다.

평양 외곽의 들판에서 일하는 여성들(2016년 자료사진)

사진 출처, FRANCK ROBICHON/EPA

'북한 산림, 전체의 28% 훼손'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북한 전체 산림의 약 28%가 황폐화한 상태다.

특히 1970년대에 계단밭 등 농지조성이 장려되고 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불법 개간과 벌목까지 자행되면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순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장은 BBC 코리아에 "10년 주기로 위성을 통해 북한 전체 산림 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 32% 수준에서 다소 회복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1년에 10억 그루를 심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산사태, 홍수, 병해충 등의 피해가 상당해 북한도 이 분야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내 나무가 줄면서 홍수와 산사태가 반복되고 다시 수해로 산림이 황폐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

북한이 매년 장마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막대한 수해를 입는 것 역시 산림 훼손 탓에 그 피해 규모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는 "과거 북한에서 매년 6만ha, 즉 서울시 크기의 숲이 사라졌다"며 이는 "1980년대 후반 산림 훼손이 시작된 이후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국가적 사업으로 다락밭 만들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 산림 벌목현황을 조사하는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FW)에 따르면 지난 2001~2019년 사이 북한에서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남도를 중심으로 축구장 33만개에 달하는 산림 약 23만3000ha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협력 가능성 및 걸림돌?

남북 정상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산림 협력을 약속했다.

자연생태계 보호 및 복원을 위한 환경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자는 합의가 포함됐다.

이후 남북한은 2018년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개최하고 산림 병충해 공동방제나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을 논의했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진전되지 못했다.

남북 산림분야 협력은 정치적 사안이 아닌 만큼 협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민둥산, 토사유출, 홍수 모두 산림과 관계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특히 산림복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충분히 협력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탄소배출권이 한국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며 "북한 탄소배출권을 한국에 넘겨주고 한국은 북한의 스마트산업, 친환경 개발 등을 지원한다면 양측에 모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다만 "산림분야 협력 자체는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장비나 자금 등이 동원될 경우 부수적으로 제재 범위에 포함되는 만큼 실질적으로 협력이 성사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2일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존의 남북 산림협력 합의사항을 다시 진전시키는 것이 유효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의사항을 중심으로 남북 산림협력 진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