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1년만에 다시 광주 법정에 선 이유는?

사진 출처, 뉴스1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재판은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이날 전씨는 오전 8시 25분쯤 부인 이순자(83) 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해 낮 12시 19분께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동석하게 해달라고 신청한 부인 이순자 여사도 법정으로 함께 이동했다.
전씨는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 3월 11일 재판에 출석한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1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섰다.
이번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과 검사의 모두 진술, 피고인 측 입장 진술, 증거목록 제출 등이 이뤄진다.
그는 2018년 관련 재판에 넘겨진 이후 알츠하이머 투병과 독감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법원에서 구인장이 발부되자 입장을 바꿔 1988년 퇴임 이후 처음으로 광주 법정에 나타났다.
애초 공개 재판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관 인원을 총 71석(우선 배정 38석·추첨 배정 33석)으로 제한했다.
이날 전 씨가 법원으로 들어서는 동안 정문에서는 5·18 관계자들이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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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는 '사자명예훼손'...쟁점은?
전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자(死者)명예훼손이다.
2017년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전 씨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게 전 씨의 주장이다.
그러자 광주지역 5.18 민주화운동 기념단체 '오월 단체'와 신부 측 유가족은 지난해 5월 전 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수사 끝에 전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형법 제308조에 따르면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다.
'일반 명예훼손'은 내용이 진실이든 허위든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으면 모두 처벌이 가능하지만, '사자명예훼손'은 그 내용이 '허위'일 때만 처벌받는다.
따라서 유죄여부는 헬기사격이 실제로 있었는지와 전 씨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조 신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자서전에 포함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리게 된다.
검찰은 헬기 사격 입증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번 공판에서 전 씨는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 관련한 1심 선고는 올 9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재판 행적
한편, 전 씨는 지난 1996년 12·12군사반란죄,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 13개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법적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심에서 그는 무기징역으로 감형받고 이듬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과 2205억 원 추징금' 확정판결을 받았다.
1997년 12월 22일에는 특별사면을 받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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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는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버텨왔다.
2003년에는 추징금에 대해서 '전 재산이 29만 원'이라고 말해 집행에 반대했고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검찰이 2013년 전담팀을 꾸려 환수 작업에 나서자 아들 전재국 씨 등이 미납 추징금 일부를 냈지만, 1000억여 원은 여전히 미납 상태다.
2019년 전 씨의 연희동 자택이 공매에서 51억 원에 낙찰됐지만, 이 돈도 받아내지 못했다.
부인 이순자 씨가 '전 씨가 아닌 자신의 재산'이라며 공매를 멈추라고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전 씨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사후에도 추징금을 강제할 수 있는 '전두환 끝장 환수법'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