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자녀 잃은 부모에게 소셜미디어 접근권 허용해야 하는 이유'

동영상 설명, 마리아노 재닌은 딸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대한 접근권을 얻기 위해 싸우고 있다
    • 기자, 가이 린
    • 기자, BBC 뉴스
  • 게재 시간

딸을 잃은 한 아버지가 사망한 자녀의 소셜 미디어에 대한 부모의 엑세스(접근권)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14세였던 그의 딸은 1년 4개월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리아노 자닌은 딸 미아가 2021년 3월 사망하기 전날 밤 휴대전화를 통해 괴롭힘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자닌은 이후 사망한 자녀가 봤던 소셜 미디어의 메시지나 영상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자녀를 잃은 부모는 법원의 명령 없이 아이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자선단체들은 "자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 소셜 미디어 회사가 관련 자료를 넘겨주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7개 자선단체는 공개 서한에서, 현재 의회에서 발의된 이른바 '온라인 안전 법안'에 관련 조항을 추가할 것을 촉구했다.

애완견 롤라를 안고 있는 마리아노 자닌과 딸 미아

사진 출처, Family photo

사진 설명, 애완견 롤라를 안고 있는 마리아노 자닌과 딸 미아

자닌은 미아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이나 메시지가 자신의 딸을 위험에 빠뜨렸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딸이 정확히 어떤 것을 봤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미아는 죽기 전날 밤 부모에게 학교를 옮길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미아는 이후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음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미아의 휴대전화는 사망 이후 경찰에 넘겨졌지만 여전히 잠겨 있는 상태다.

미아의 아버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닌은 영국 런던 북부 차일즈 힐에서 아내 마리사와 딸 미아, 애완견 롤라와 함께 살아왔다. 그는 "하루하루가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느껴진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미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몇 달 후, 자닌의 아내 마리사는 갑자기 발병한 암으로 사망했다.

자닌은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고통 속에 미래는 물론 과거도 되돌아볼 수 없게 된다"며 "부모는 자녀를 묻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닌은 자신의 딸에 대해 재미있고 긍정적인 아이라고 묘사했다

사진 출처, Family photo

사진 설명, 자닌은 자신의 딸에 대해 재미있고 긍정적인 아이라고 묘사했다

미아는 런던 북부에 있는 유대인 학교에서 지난 2017년 이후 세 번째로 목숨을 잃은 학생이었다.

미아 사망 당시엔 부임하지 않았던 데이비드 무디 교장은 "미아 가족과 마찬가지로 저희도 외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발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교육청 조사관은 운영위원과 새 지도부에서 제정한 지속적인 변화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아동학대예방기구(NSPCC)와 국제 아동 권리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등 37개 자선단체들은 데이터가 청소년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거나 아이들의 죽음과 연결되는 경우 유족이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매우 비인간적'

영국 하원 무소속 의원이자 비영리단체(5Rights Foundation) 의장인 비반 키드론은 "이런 경우 소셜 미디어 회사가 데이터를 넘겨주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닌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부모들이 많다"며 "저는 자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많은 부모들과 소통을 해왔다"고 말했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온라인으로 자료에 접근하려고 시도하지만 차단에 직면하곤 하죠. 이런 차단은 몇 년 동안 계속됩니다. 기술 회사들이 부모들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절대적으로 비인간적입니다."

비반 키드론은 이어 "자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모르는 부모의 마음은 매우 무겁다"며 "그들은 자녀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