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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우 키즈', 한국계 사생아였다
2017년 6월,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서관우(당시 29세)의 가방에는 단돈 30만원이 들어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 라이베리아를 떠났다는 아버지를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관우는 1988년 3월 라이베리아인 어머니 로레타 보웬과 당시 대우건설 노동자로 파견된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우건설은 1984년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와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수주받아 한국 건설 노동자들을 파견했다.
몬로비아에 도착한 한국 남성들 다수는 가정이 있는 30-40대로, 라이베리아에 장기 체류하면서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현지 여성들을 만났다. 이렇게 1988년 전후로 약 30명의 한국계 라이베리아 혼혈아가 태어났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보웬에겐 관우 아버지가 ‘첫 남자’였고, 그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미 가정이 있던 아버지는 관우를 키울 자신이 없다며 자신의 이름 석 자만 남기고 1987년 말 홀연히 한국으로 떠났다.
관우는 라이베리아에서 경험한 적 없는 혹독한 겨울을 3번이나 넘긴 지난해 2월에서야 아버지를 처음으로 품에 안았다.
하지만 관우의 이야기는 관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름도 낯선 라이베리아, 그 머나먼 아프리카 땅에서 약 30년 전 한국인 건설 노동자들이 낳고 떠난 '대우 키즈' 약 30명이 아직도 아빠를 찾고 있다.
기획·취재: 김지현
촬영·편집: 최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