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초로 NBA 결승전에 참석한 현직 미 대통령' 됐지만, 뉴욕서 야유 받아

    • 기자, 사크시 벤카트람
    • Reporting from, in New York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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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경기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야유를 받았다.

대통령의 방문에 따른 강화된 보안 조치에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 밖에 길게 늘어선 티켓 소지자들은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했고, 결국 야유를 쏟아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NBA 파이널(결승전) 뉴욕 닉스 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3차전 대결을 관람하고자 경기장을 찾았다. 앞선 1, 2차전은 모두 닉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비롯해 여러 유명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8일 저녁 경기 시작에 앞서 국가를 열창하는 가운데, 중앙 대형 스크린에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 경례를 하는 모습이 비치자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손녀 카이 트럼프를 비롯해 닉스 구단주인 제임스 돌란, 숀 더피 교통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등 행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뉴욕 퀸스에서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자신의 고향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티모시 샬라메, 티나 페이, 트레이시 모건, 벤 스틸러, 래리 데이비드, 스파이크 리, 데릭 지터, 일라이 매닝 등 여러 유명인사들도 농구 코트 옆 관중석에서 포착됐다.

이날 오전 뉴저지 골프 클럽에 머물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마린 원'를 타고 맨해튼 도심으로 이동한 뒤, 차로 갈아탔다.

대통령이 도착하면서 매디슨 스퀘어 가든 일대의 보행자 및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현장에는 뉴욕 경찰관 수천 명과 비밀경호국 요원 수백 명이 배치됐다.

거리 곳곳에 금속 차단막이 설치되는 등 농구 팬들은 공항 수준의 엄격한 보안 검문을 통과해야 했다.

평소라면 TV를 통해 결승전을 시청하려는 사람들로 인근 술집들은 붐볐겠으나, 차단막으로 인해 보행자 통행이 막히면서 많은 술집이 텅 빈 상태였다.

닉스 팬들은 물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또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한 뉴욕 시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엄격한 보안 조치가 "닉스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시즌은 닉스의 극적인 운명 뒤집기로 평가된다. 수십 년간 리그 최하위권 팀 중 하나였으나,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이다.

이날 맨해튼은 주황색과 파란색으로 치장한 닉스 팬들로 붐볐으며, 많은 이들이 거리와 단체 관람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인기 명소인 브라이언트 파크 주변 거리도 팬들로 가득 찼다. 실제 경기가 열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 밖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동 관람 행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취소되면서 팬들이 이곳으로 몰려든 것이다.

브라이언트 파크 인근 거리를 오가는 팬들은 닉스가 득점할 때마다 환호하며 기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건물에 설치된 비계를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붐비는 거리에서 노트북 화면 주위에 모여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경기를 관람한 44세의 한 팬은 닉스가 마지막 NBA 결승전에 진출했을 당시 자신은 17세였다고 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닉스의 당시 상대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였다.

그는 트럼프의 방문으로 인한 혼란이 "매우 성가셨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닉스 팬이라는 앤서니 풀리(43)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혼란이 성가시긴 했지만, 대통령이 경기를 보러 온 점은 좋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로 인해 모든 공동 시청 행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와서 이 일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것은 꽤 멋지다"고 덧붙였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부터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이르기까지, 뉴욕의 여러 고층 빌딩은 닉스의 상징색인 주황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지난 1, 2차 경기 날 밤에도 경기장 인근 거리는 닉스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팬들로 가득 찼다. 비록 선수들이 실제 경기를 치르는 곳은 상대팀 경기장인 텍사스였으나, 일부 팬들은 가로등에 올라가거나 음식 카트에 올라타거나 도로를 막는 등의 소동이 벌였고, 수십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시리즈 첫 홈 경기였던 이날 경기의 티켓 가격은 많은 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온라인 재판매 티켓 중 가장 저렴한 표도 1만달러(약 1500만원)를 웃돌았고, 최고가는 10만달러를 넘었다.

원래도 닉스의 정규 시즌 경기 티켓 가격은 NBA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지난 5일 트럼프는 이 같은 천문학적인 티켓 가격에 대한 질문에 "인생이란 원래 그런 법"이라며 "TV로 보면 거의 무료나 다름없다"고 답했다.

맘다니 시장은 기자들에게 자신은 거의 1000달러를 내고 경기 티켓을 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