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한에 회담 제의… 이산가족 상봉 이뤄질까?

8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제의하는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8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제의하는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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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8일 오전 10일 통일부 장관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장관은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신속하게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석이라 이 문제가 더욱 절실하고 이산가족 제의를 통해서 다른 남북관계 문제가 같이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북한이 이 제안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이며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측의 희망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정부는 리선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권 장관 명의의 대북 통지문 발송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회담 제의 받아들일까?

문제는 북한이 한국을 적대 관계로 선포했고 또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회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 문제를 별개로 생각하지만, 북한에게는 모두 하나의 정치적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과거 이산가족 상봉을 보면 한국이 일종의 보상을 하는 관행들도 분명히 있었고 따라서 북한이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며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화상 상봉을 하더라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북측 특성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 문제는 늘 그래왔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럼 이뤄지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 제안을 하는 것이 국제 규범상으로도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10명 중 8명은 생사 확인 못해

이산가족 생존자는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이기 때문이다.

1988년 이후 지난달까지 한국의 이산가족 생존자는 4만3746명이다. 2021년 4만7577명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연령별로는 90세 이상 1만2856명, 80대 1만6179명, 70대 8229명 등으로 확인됐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이산가족 문제는 당사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민족 공동의 아픔인 만큼 이념이나 정쟁을 떠나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2018년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피난길에서 헤어질 당시 4살이었던 북측 아들 리상철(71)씨 만나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2018년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피난길에서 헤어질 당시 4살이었던 북측 아들 리상철(71)씨 만나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

앞서 태 의원은 최근 9월 20일을 '이산가족을 위한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자는 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부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제3차 남북이산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거주 이산가족 찾기 신청 생존자 4만7004명 중 535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2%는 북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생사를 확인했다고 답한 응답자(18%) 가운데 절반 이상(50.8%)은 민간 교류 주선단체나 개인에 의뢰해 북한 가족의 생사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민간 교류를 희망한다는 응답자(6.3%)의 39.1%는 그 이유로 당국 교류 대상자로 지정되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들은 당국 차원의 교류를 더 선호(93.7%)한다고 밝혔다. '생사 확인 결과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본인과 북한 가족의 신변 안전이 보장된다'는 응답이 26.1%, '비용 부담이 없다'는 답변은 13%를 차지했다.

2018년 이후 상봉 개재 안돼

한편 당국 차원의 생사확인 및 상봉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18년이 마지막이다.

통일부가 지난달 공개한 '이산가족 교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당시 총 1996명에 대한 생사 확인이 이뤄졌으며 170건, 833명이 방북 상봉을 통해 가족을 만났다.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성사되는 등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던 때다.

반면 방남 상봉은 지난 2001년 김대중 정권 시절 899명을 마지막으로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